<내용출처 : cafe.daum.net/uhakadvice>

어학연수에 관해 상담을 하다 보면 막연히 외국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갖고 문의를 하거나, 더러는 몇 개월의 연수기간이 영어라는 평생 과제를 모두 해결해 줄 것처럼 생각하고 문의하는 학생들이 있다.
뭐든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이러한 오해와 실제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어학연수 계획시 해외 생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리고 현실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어 크게 실제상황 3 가지만 적어보기로 하겠다.


1. 어학연수를 가면 현지인과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다

현지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것은 현지인들과 잦은 접촉을 가지면서 많이 활용해보고 보다 빨리 배우고자 함인데, 현지인과 대화의 기회가 없다니...

그 예를 들기 위해서 먼저 어학원에 가 보자. 현지에 있는 어학원이지만, 거기에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제3국에서 온 학생들 밖에 없으며 단지 강사 혼자만 현지인이다. 물론 수업시간에도 현지인 강사가 말을 많이 시키려고 하지만, 그 기회란 것이 우리 입장에선 얼굴 철판 깐 애들처럼 보이는 유럽이나 남미 학생들이 독차지 하기 쉽상이다. 한국 학생들은 그 특유의 예의범절이 있고, 또 선생님은 임금이나 부모와 일치된다고 배웠으니...

또한 문화적으로도 수줍음을 많이 타기 때문에 발언기회를 아예 본인이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 본인의 노력으로 이리저리 친구를 많이 사귀면 되지 않느냐고 반론하실 분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말이 정답이고, 당연히 그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기란 여간 요원한 일이 아니며, 또한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영어 못한다는 이유로 어렵고, 더나아가 본인이 영어 못한다는 열등감을 갖는다면 스스로가 피하는게 문제다. 또한 나름대로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이 잘 알아듣기도 어려운 말을 한참 씩이나 기다려가면서 인내심을 갖고 들어주지도 않을테니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많은 학생들이 같이 떠듬거리는 일본학생을 포함한 기타 국가의 학생들과의 관계에 그나마 위안을 갖게 되고, 대부분 도서관파로 분류되어 가기도 한다. 이보다 못한 경우에는 같은 한국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뭉쳐 다니며 술집과 노래방을 전전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은 정규수업 이외에 현지인 튜터를 많이 두기도 한다. 이건 특히 캐나다에서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데 토론토나 벤쿠버 등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비용이 조금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방법은 본인의 노력 밖에는 없다. 일단 영어 학습의 최대의 적인 수줍음과 소극성을 철저히 격파해야 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한다.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가면서 난 이제 새로운 사람이다 라고 주문을 외우고 순간순간 용기를 내는 수 밖에는 없다. 그래서 자신있게 안 되는 말이라도 큰 소리로 떠들어도 보고, 현지인 교회라던지, 봉사활동, 현지인의 술집들을 기웃거리며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이 없다면 어학연수 기간 내내 강사 이외에는 두 마디 이상 나눌 현지인이 없을 수도 있다.


2. 현지의 교육기관은 대부분 소규모이다.

어떤 학생은 미국 명문대학 부설 어학원에 등록을 하면서, 명문 어학원에 한 일년 내 자신을 맡기면 영어 안 되겠습니까? 라고 묻기도 한다. 대학이 명문인 것 하고는 그 어학원과는 별 상관도 없고, 또 그렇게 좋은 어학원이라도 평생의 과제인 영어를 일년 안에 완성해 준다는 것은 그냥 '오빠 생각'일 뿐이다.

우리는 College하면 단과대학으로 해석을 해서 큰 규모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외국에서는(특히 캐나다, 호주 등) College하면 일반 건물의 2-3개 층 정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무슨 어학원에 갈 때 College라고 씌어져 있으면 "아,, 매우 큰 학교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대부분 2,3개 층 정도를 쓰며 어떤 경우엔 1개 층에 그것도 한 층 전체가 아닌 일부분의 공간을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대학 부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학생 회관에서 한 구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자그마한 건물을 따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국의 경우에는 대학이 외지에 많이 위치해 있어서 차가 없으면 거의 연수생활 전체를 꼼짝없이 대학에 갇혀 지내야 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커리큘럼이나 시설은 거의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며, 강사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같은 학교에 가도 어떤 강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그 학교에 대한 평가는 매우 상반되게 나타나게 된다.

이런 말이 외국의 어학연수학교들을 형편 없게 매도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다만 외국에 있는 어학교라는 것이 거의 모두 이정도 수준에서 차이가 별로 없으니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좋은 학교에 등록했으니 거의 저절로 성공하겠지하는 일말의 기대는 버려라, 규모나 유명도와 관계 없이 역시 본인이 적극적인 노력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젤 중요한 것이다.


3. 먹고자는 환경의 문제

많은 분들이 또한 홈스테이에 대해서 환상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지인 가정집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영어도 향상시키리란 기대다. 물론 그러한 홈스테이를 만날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와 달리 그러한 가정을 만날 확률이 굉장히 낮아진 상황이다.

이전에 별로 연수생들이 많지 않았을 때에는 정말로 외국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외국학생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연수로 밀려드는 요즘은 홈스테이가 단순한 그들의 부업 정도일 뿐이다. 그때문에 연수생활 중에서 가장 컴플레인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홈스테이이기도 하다.

혹시, 좋은 홈스테이 가정집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음식이 또한 걸림돌로 남기 마련이다. 사람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음식과 서양 음식은 정말 너무도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은 음식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매운 김치에 칼칼한 찌개를 주로 먹다가, 가끔씩 피 묻은 고기에 느끼한 감자를 매일 먹자면 사실 고역이 아닐 수가 없다.

홈스테이를 좋은 집을 만나고 안 만나고는 확률의 문제이고, 그 가운데 좋은 홈스테이 가정집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 음식이란 문제는 도저히 해결되지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가다가, 정말 간혹 가다가 한국음식을 해 주는 집도 있다고는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이 음식을 해 먹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자취생활로 나오게 되는데, 집 구하는 문제가 사실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어떤 학생은 3개월 동안 내내 집만 보고 다녔다는 경우도 있었다. 또, 음식은 다른 문제를 파생시키는데 현지에서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리게 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음식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씩이라도 만나는 누군가가 김치에 계란 풀은 라면을 하나 끓여 주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지만, 그걸 시작으로 음식 때문에 매일 모여서 같이 해 먹고, 그러다 보면 술 마시고, 노래방가는 유흥이 습관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정말 어쩔 수 없는 부분인데, 그래도 영어 배우는 환경이 우월한 홈스테이를 오래 할려면 나름대로 서양 음식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수 밖에는 없다. 가끔 매콤한 라면으로 속을 달래주면서 하루씩 하루씩 적응해 나가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는 수 밖에는 없다.